의료법 제56조 제2항에는 「전후 사진」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금지 광고 유형을 끝까지 읽어도 치료 전후 사진을 콕 집어 막는 문장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심의에 올리면 돌아오고,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보건소 연락을 받는 일이 생깁니다.
법에 없는 규제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면 어디까지 되는지도 보입니다. 전후 사진은 금지된 소재가 아니라 조건이 여럿 붙은 소재입니다. 조건을 다 채우면 쓸 수 있고 하나라도 빠지면 다른 조항에 걸립니다.
사진이 걸리는 조항은 셋입니다.
전후 사진을 막는 근거는 사진 자체가 아니라 사진이 하는 말에 있습니다. 의료법 제56조 제2항에서 전후 사진과 맞닿는 항목은 세 곳입니다.
- 제2호. 치료경험담 등 소비자가 치료 효과를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 전후 사진은 「이렇게 좋아진다」는 말을 그림으로 하는 것이라 이 조항에 가장 먼저 걸립니다.
- 제7호. 심각한 부작용 등 중요한 정보를 누락한 광고. 사진만 있고 부작용 안내가 없으면 여기에 해당합니다.
- 제8호. 객관적 사실을 과장한 광고. 조명이나 각도를 바꿔 찍은 사진, 보정한 사진이 이쪽입니다.
여기에 시행령 제23조 제1항 제6호가 하나 더 붙습니다. 수술 장면이나 환부를 찍은 사진·동영상 중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주는 것은 게재할 수 없습니다. 흉터, 출혈, 수술 직후 환부가 그대로 드러난 사진은 이 조항으로 막힙니다.
뒤집어 보면 효과를 단정하지 않고 부작용을 같이 적은 사진, 손대지 않았고 보기에 불편하지 않은 사진은 법 조문상으로는 허용 범위 안에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도 같은 취지의 해석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했고 치료 전후 기간이 3개월 이상 벌어졌으며 혐오감을 주지 않는다면 의료법상 가능하다는 내용입니다.
진료과목에 따라 답이 갈립니다.
법은 하나인데 현장에서 답이 다른 이유는 심의 기준이 협회마다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광고 사전심의는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가 각자 위원회를 두고 운영합니다. 어느 협회 소관이냐에 따라 같은 사진의 결과가 달라집니다.
의사협회는 2014년만 해도 조건을 채우면 전후 사진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때 기준이 지금도 참고할 만합니다. 크기·각도·조명·메이크업·배경이 같은 조건에서 찍은 사진일 것, 환자 동의서를 제출할 것, 본인 확인이 가능한 원본을 낼 것, 시술명과 경과 기간을 적을 것, 시술별 부작용을 두세 개 이상 본문과 같은 크기 글씨로 사진 아래에 적을 것. 그러다 2019년 12월 기준 개정 이후로는 심의 대상 매체에 전후 사진을 싣는 것 자체를 받아 주지 않는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병원 홈페이지의 로그인이 필요한 후기 영역 정도가 남은 자리입니다.
치과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는 여전히 조건부 허용입니다. 3개월 이상 경과, 동일 조건 촬영, 부작용 표기 같은 조건을 채우면 심의를 통과합니다. 임플란트나 교정처럼 결과가 눈에 보이는 진료가 많은 치과에서 전후 사진 광고가 계속 보이는 건 이 차이 때문입니다.
「전후 사진 되나요」라는 질문에 진료과목부터 여쭙게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피부과나 성형외과 같은 의원급은 심의 매체에서는 사실상 막혀 있다고 보시면 되고, 치과·한의원은 조건을 갖추면 가능합니다. 심의 절차 자체는 의료광고 심의 대상과 절차에 적어 두었습니다.
사진 한 장에 딸려야 하는 것들
조건부 허용이든 홈페이지 후기 영역이든, 사진 한 장을 올리려면 옆에 따라붙어야 하는 항목이 있습니다. 심의 기준과 복지부 해석에서 공통으로 요구하는 것을 모으면 이렇습니다.
- 같은 사람. 전과 후가 동일 환자여야 합니다. 다른 환자의 사진을 붙여 쓰면 그 자체로 거짓 광고입니다.
- 같은 조건. 카메라 거리, 각도, 조명, 화장 여부, 배경을 맞춥니다. 후 사진만 밝게 찍거나 미소를 짓게 하면 효과가 부풀려집니다.
- 보정 없음. 색감 조정도 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원본 제출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 촬영 시점. 전 사진과 후 사진의 촬영일 또는 경과 기간을 사진에 적습니다. 3개월 이상이 기준선입니다.
- 시술명. 어떤 진료를 받은 결과인지 명시합니다. 여러 시술을 같이 받았다면 전부 적습니다.
- 부작용. 해당 시술의 부작용을 두세 개 이상, 본문과 같은 글씨 크기로, 사진 바로 아래에 적습니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 줄로는 부족합니다. 부작용 항목을 실제로 써야 합니다.
여섯 개가 다 있어야 한 장이 성립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빠지는 건 부작용입니다. 디자인상 사진 아래 여백이 없어 작은 글씨로 구석에 넣거나 아예 페이지 하단 공통 문구로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둘 다 조건을 채운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홈페이지는 심의를 안 받지만 법은 똑같이 적용됩니다.
사전심의 대상 매체는 의료법 제57조와 시행령이 정합니다. 인터넷 매체는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 명 이상인 서비스입니다.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는 서비스 전체 이용자 수로 따지기 때문에 병원 계정 팔로워가 몇백 명이어도 심의 대상입니다.
병원이 자체 도메인으로 운영하는 홈페이지는 이 기준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홈페이지니까 전후 사진을 올려도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절반만 맞습니다. 사전심의를 안 받는다는 뜻이지 제56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위에 적은 조건은 홈페이지에서도 그대로 요구됩니다. 심의라는 문지기가 없을 뿐, 보건소 점검이나 신고가 들어오면 같은 잣대로 봅니다.

보건복지부와 의료광고 자율심의기구가 2023년 12월부터 두 달간 온라인 매체를 점검한 결과, 위법 정황이 높은 광고 366건을 지자체에 조치 요청했습니다. 그중 치료경험담 유형이 183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전후 사진은 대개 후기 문장과 함께 올라가기 때문에 이 유형으로 묶여 적발됩니다. 자세한 수치는 보건복지부 보도자료에 있습니다. 후기와 치료경험담의 경계는 환자 후기를 광고에 써도 되는 경우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동의서는 두 장이 필요합니다.
환자 사진을 광고에 쓰려면 환자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건 다들 아십니다. 그런데 동의서 한 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광고 게재에 대한 동의와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대한 동의는 목적이 다른 별개의 동의입니다.
얼굴이나 신체 부위 사진은 그 자체로 개인정보이고, 진료 내용이 붙으면 민감정보가 됩니다. 진료 목적으로 찍은 사진을 광고 목적으로 쓰려면 그 목적에 대한 동의를 따로 받아야 합니다. 동의서에는 어느 매체에 얼마 동안 게재하는지, 환자가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는 것, 철회하면 며칠 안에 내리는지를 적습니다. 홈페이지에서 개인정보를 다루는 원칙은 환자 개인정보를 홈페이지로 받기 전에와 이어집니다.

철회 절차는 실제로 쓰이는 일이 있습니다. 시술 당시에는 동의했던 환자가 몇 년 뒤 검색 결과에서 자기 사진을 보고 연락해 오는 경우입니다. 이때 사진이 어느 페이지와 어느 게시물에 들어갔는지 목록이 없으면 다 찾아 내리는 데 몇 주가 걸립니다. 사진마다 게재처 목록을 붙여 두면 이 일이 하루로 줄어듭니다.
대행사가 올린 사진도 병원 광고입니다.
인스타그램 운영을 맡긴 대행사가 전후 사진을 올렸다가 적발되면 책임은 병원으로 옵니다. 의료광고의 주체는 의료기관이라서 그렇습니다. 계약서에 「의료법 준수」 한 줄이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후 사진만큼은 대행사에 통째로 맡기지 않고 병원이 게재 여부를 정하는 쪽이 낫습니다. 어느 사진을 어느 매체에 올릴지와 부작용 문구를 병원 쪽에서 확인한 뒤 넘기는 구조입니다. 계정 자체를 누가 쥐고 있는지도 같이 정리해 두시면 좋습니다. 병원 SNS 계정의 주인 문제와 겹치는 지점이 많습니다.
전후 사진은 환자를 설득하는 힘이 큰 소재입니다. 그만큼 붙는 조건도 많습니다. 조건을 다 채울 수 없다면 그 사진은 쓰지 않는 게 맞고, 채울 수 있다면 조건을 사진과 한 몸으로 붙여서 내보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