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적을 서너 군데 받아보면 금액이 꽤 벌어집니다. 같은 조건을 말했는데 어디는 백만 원대, 어디는 사백만 원대가 나옵니다.

싼 곳이 대충 만들고 비싼 곳이 잘 만드는 것도 아닙니다. 애초에 견적에 포함된 일이 서로 다릅니다. 무엇이 가격을 가르는지 알면 견적서를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견적서에 안 적히는 것들

홈페이지 제작 견적서에는 보통 페이지 수와 디자인 항목이 적힙니다. 그런데 실제로 시간을 잡아먹는 일은 그 밑에 있습니다.

원고입니다. 진료 소개 문구, 병원 소개, 의료진 이력, 시술 설명을 누가 쓰느냐가 가장 큽니다. 병원에서 원고를 넘기면 제작사는 배치만 하면 됩니다. 제작사가 쓰면 취재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사진도 그렇습니다. 촬영이 포함인지, 스톡 사진을 쓰는지, 병원이 가진 사진을 쓰는지에 따라 결과물이 크게 달라집니다. 실제 원내 사진이 있는 홈페이지와 스톡 사진만 있는 홈페이지는 방문자가 금방 구분합니다.

의료법 검토도 빠지기 쉽습니다. 문구 하나가 나중에 문제가 되면 페이지를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어떤 표현이 걸리는지는 의료광고 심의 대상과 절차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견적을 비교하실 때 이 세 가지가 누구 몫인지부터 물어보시면 금액 차이의 절반은 설명됩니다.

홈페이지형 블로그로 충분한 경우도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홈페이지처럼 꾸미는 방식이 있습니다. 비용이 적게 들고 시작이 빠릅니다.

이런 경우에는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 개원 초기라 예산을 진료 장비에 먼저 써야 할 때
  • 진료과목이 단순해서 보여줄 내용이 많지 않을 때
  • 네이버 검색 노출을 우선으로 볼 때

반대로 이런 경우에는 한계가 옵니다.

  • 진료과목이 여러 개라 페이지를 나눠야 할 때
  • 예약 폼이나 상담 기능이 필요할 때
  • 병원 이름으로 검색했을 때 공식 사이트가 없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을 때

두 방식의 차이는 네이버 블로그와 홈페이지 블로그 비교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순서를 정하는 문제이지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100만 원과 400만 원 사이

금액대별로 대개 이렇게 갈립니다.

100만 원 안팎은 템플릿에 내용을 넣는 방식입니다. 페이지 수가 적고 원고와 사진은 병원이 준비합니다. 빠르게 열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200~300만 원대부터 디자인이 병원에 맞춰 바뀝니다. 페이지 구성도 진료과목에 맞게 짭니다. 원고 정리를 도와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400만 원 이상은 촬영, 원고 작성, 의료법 검토, 이후 수정까지 포함되는 구성입니다. 진료과목이 많거나 시술별 상세 페이지가 필요한 병원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100만 원짜리와 400만 원짜리의 차이를 항목별로 뜯어본 글도 있으니 견적서와 나란히 놓고 보시면 좋습니다.

금액만 보고 고르면 나중에 추가 비용이 붙습니다. 처음 견적에 없던 일이 생기면 그때부터는 협의 사항이 됩니다.

기간은 대개 원고에서 늘어납니다

책상에서 노트에 손으로 내용을 적는 모습
일정이 밀리는 자리는 대개 디자인이 아니라 원고입니다.

제작 기간을 물으면 보통 4주에서 8주를 말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늦어지는 이유는 디자인이 아닙니다.

원고가 안 넘어와서 멈추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원장님이 진료 보시면서 소개 문구를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진 촬영 일정도 진료 시간을 피해야 해서 미뤄집니다.

개원일이 정해져 있다면 역산해서 잡으셔야 합니다.

  • 원고와 사진 준비에 2~3주
  • 디자인과 개발에 3~4주
  • 수정과 검수에 1~2주

여기에 의료광고 심의를 받아야 하는 광고물이 있다면 그 기간이 더 붙습니다.

업체를 고를 때 무엇을 볼까

포트폴리오를 보실 때 디자인이 예쁜지만 보지 마시고 이 세 가지를 확인해 보십시오.

병원을 만들어 본 곳인가. 일반 기업 홈페이지와 병원 홈페이지는 다릅니다. 의료법 때문에 쓸 수 없는 표현이 있고, 진료과목 구성 방식도 다릅니다.

만든 사이트가 지금도 살아 있는가. 포트폴리오에 있는 주소를 직접 열어 보십시오. 문 닫은 사이트가 많다면 이유가 있습니다.

수정은 어디까지인가. 오픈 후에 문구 하나 바꾸는 데 비용이 붙는지, 얼마 동안 무상인지를 계약 전에 확인하셔야 합니다. 병원 홈페이지는 진료시간이나 의료진이 바뀔 때마다 손봐야 합니다.

전면 교체가 필요한지 부분 수정으로 되는지 애매하실 때는 리뉴얼과 부분 수정을 가르는 기준을 먼저 보시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만들고 나서 조용한 이유

노트북 앞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하는 손
완성된 화면은 반드시 휴대폰으로 다시 열어 보십시오.

홈페이지를 열었는데 문의가 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작이 잘못됐다기보다 홈페이지 혼자서는 사람을 데려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는 이미 병원 이름을 알거나 검색으로 찾아온 사람이 확인하는 곳입니다. 그 앞단에서 사람을 데려오는 일은 플레이스, 블로그, 광고가 합니다.

그래서 제작 단계에서 이 질문을 같이 하셔야 합니다. 사람들이 어디를 거쳐 이 홈페이지에 닿을 것인가. 그 경로가 없으면 아무리 잘 만들어도 조용합니다.

만든 뒤에 휴대폰으로 직접 열어 보는 것도 꼭 해보십시오. 점검은 휴대폰으로 하시는 편이 실제 환자가 보는 화면에 가깝습니다.

정리하면

  • 견적 차이는 원고, 사진, 의료법 검토를 누가 맡느냐에서 대부분 갈립니다
  • 개원 초기라면 홈페이지형 블로그로 시작하는 선택도 있습니다
  • 기간은 디자인이 아니라 원고 준비에서 늘어납니다
  • 업체는 병원 경험, 사이트 생존율, 수정 범위로 판단하십시오
  • 홈페이지만으로는 문의가 늘지 않습니다. 유입 경로를 같이 설계해야 합니다

견적서를 받아 두셨다면 항목마다 누구 일인지 표시해 보십시오. 비어 있는 칸이 나중에 비용이 되는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