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연골 손상을 다룬 글 두 편이 서로 다른 병원 블로그에 올라와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본문 내용은 거의 비슷합니다. 한 편은 맨 아래가 비어 있고 다른 한 편에는 이런 줄이 붙어 있습니다.

글 플랜씨스튜디오 콘텐츠팀 · 의학 내용 감수 ○○정형외과 원장 홍길동 · 최종 확인 2026년 9월

병원 블로그 글에서 작성자와 감수자를 적는 이 한 줄은 대개 빠져 있습니다. 누가 썼는지 밝히기 애매해서 비워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고는 대행사나 실장님이 쓰고 원장님은 바빠서 다 읽지 못했을 때가 특히 그렇습니다. 그런데 건강 정보를 읽는 환자는 이 칸부터 봅니다. 구글도 이 칸을 봅니다.

구글이 건강 글에 먼저 묻는 것

구글 검색 센터에는 「유용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사용자 중심적인 콘텐츠 만들기」라는 문서가 있습니다. 사이트 운영자가 스스로 점검해 볼 질문을 모아 둔 문서인데, 그중 한 묶음이 작성자에 관한 질문입니다.

Is it self-evident to your visitors who authored your content? Do pages carry a byline, where one might be expected?

Google 검색 센터, Creating helpful, reliable, people-first content · developers.google.com

풀어 옮기면 「방문자가 이 글을 누가 썼는지 바로 알 수 있는가, 작성자 표기가 있을 법한 자리에 실제로 있는가」입니다. 같은 문서에서 구글은 건강이나 재정, 안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제일수록 경험·전문성·권위·신뢰(E-E-A-T)를 더 무겁게 본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병원 블로그 글은 거의 전부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작성자 표기 하나로 순위가 오르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구글이 신뢰를 가늠하는 단서 가운데 병원이 제일 손쉽게 채울 수 있는 칸은 이것입니다.

감수라고 적으려면 감수가 있어야 합니다.

표기를 넣기로 하면 곧바로 다음 질문이 따라옵니다. 원장님이 실제로 읽지 않은 글에도 「원장 감수」를 붙여도 되느냐는 것입니다.

병원 블로그 글은 대부분 의료광고로 봅니다. 의료법 제56조 제2항 제3호는 거짓된 내용을 표시하는 광고를 금지합니다. 감수를 받지 않은 글에 감수자 이름을 적으면 그 표기 자체가 사실과 다른 내용이 됩니다. 본문이 아무리 정확해도 이 한 줄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심의 대상과 절차는 의료광고 심의 대상과 절차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그래서 감수는 절차로 남겨 둡니다. 원고를 넘길 때 어떤 문장을 확인받아야 하는지 표시해 보내고 원장님이 고친 부분과 확인한 날짜를 기록합니다. 메신저 대화 한 줄이어도 괜찮습니다. 나중에 누가 언제 읽었는지 물었을 때 꺼내 보일 수 있으면 됩니다.

원고 인쇄본을 들고 마주 앉아 수정할 곳을 짚어 가며 이야기하는 두 사람
원장님이 고친 문장과 날짜가 남아 있어야 감수 표기가 사실이 됩니다.

쓴 사람과 확인한 사람은 따로 적습니다

흔한 실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대행사가 쓴 글의 작성자 칸에 원장님 이름을 넣는 것입니다. 원장님 이름이 앞에 있으면 더 믿음이 갈 것 같아서입니다.

이렇게 하면 원장님이 쓰지 않은 문장이 전부 원장님 말이 됩니다. 과장된 표현 하나가 섞여 들어가도 그 책임은 원장님 이름 앞으로 갑니다. 쓴 사람과 확인한 사람을 나눠 적으면 역할이 분명해집니다. 환자 입장에서도 오히려 믿을 만하게 읽힙니다. 의료인이 내용을 따로 한 번 봤다는 게 보이니까요.

표기에 들어갈 것은 세 가지면 충분합니다. 작성자(사람 이름이나 팀 이름), 감수자(이름과 소속 의료기관, 진료과목), 최종 확인일. 감수자 이름에는 원장님 소개 페이지 링크를 걸어 둡니다. 이름을 누르면 약력이 나오는 구조여야 표기가 장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소개 페이지에 쓰는 말도 광고 기준을 똑같이 따릅니다. 「최고」나 「유일」 같은 표현이 약력에 섞여 있으면 감수 표기가 그 페이지로 환자를 데려가는 셈이 됩니다. 걸리기 쉬운 표현은 병원 광고에 쓸 수 없는 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날짜가 없으면 감수는 금방 낡습니다.

2023년에 감수한 글이 2026년에도 맞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급여 기준도 비급여 가격도 바뀝니다. 진료 지침이 개정되기도 합니다. 확인일이 없는 감수 표기는 언제 확인했는지 알 수 없으니 환자가 믿을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저희는 1년에 한 번 감수 글 목록을 뽑아 원장님께 다시 보냅니다. 전부 새로 읽으실 필요는 없고, 숫자와 기준이 들어간 문장만 표시해 드립니다. 바뀐 게 없으면 확인일만 새로 적습니다. 바뀐 게 있으면 본문을 고친 뒤 날짜를 바꿉니다. 가격이 들어간 글은 비급여 진료비 고지 의무와도 맞물리니 이 점검 때 같이 봅니다.

진료실 책상에서 의료진이 태블릿 화면을 보여 주며 노부부에게 설명하는 모습
환자가 진료실에서 듣는 설명과 블로그에서 읽는 설명이 같은 사람에게서 나와야 합니다.

홈페이지 블로그라면 한 칸이 더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화면에 보이는 표기가 전부입니다. 병원 홈페이지에 블로그를 두고 있다면 검색엔진이 읽는 칸이 하나 더 있습니다. 글마다 들어가는 구조화 데이터의 author 항목입니다.

워드프레스에 SEO 플러그인을 쓰고 있으면 이 값은 대개 글을 올린 계정 이름으로 자동으로 채워집니다. 그래서 「admin」이나 대행사 직원 아이디가 작성자로 들어가 있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화면에는 원장 감수라고 적어 놓고 코드에는 admin이라고 적혀 있는 상태입니다. 게시 계정 이름을 팀 이름으로 바꿔 두기만 해도 대부분 정리됩니다. 두 채널의 차이는 네이버 블로그와 홈페이지 블로그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원장님들이 자주 물으시는 것

네이버 블로그에도 감수 표기가 효과가 있나요?

네이버는 작성자 표기가 검색 순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공개한 적이 없습니다. 순위 효과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글을 끝까지 읽은 환자가 이 병원에 전화할지 고민하는 순간에는 채널과 상관없이 같은 역할을 합니다.

원장님 이름 대신 「의료진 감수」로만 적어도 되나요?

적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누가 봤는지 특정되지 않으면 표기가 하는 일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원장님이 여러 분이면 과목별로 해당 원장님 이름을 적는 쪽이 낫습니다.

이미 올린 글에 나중에 달아도 되나요?

됩니다. 원장님이 그 글을 다시 읽고 필요한 곳을 고친 뒤에 붙이고, 확인일은 실제로 읽은 날짜로 적습니다. 발행일로 거슬러 올라가 적으면 그 날짜가 사실과 다른 내용이 됩니다.

빈칸 세 줄

저희는 원고를 넘길 때 맨 아래에 작성자, 감수자, 확인일 세 줄을 비워 둔 채로 보냅니다. 작성자 칸은 저희가 채웁니다. 나머지 두 칸은 원장님이 원고를 읽고 나서야 채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