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준비하실 때 상권 조사 한 번은 하셨을 겁니다. 근처에 같은 과가 몇 곳인지, 유동인구가 어떤지 적어 둔 자료가 어딘가 남아 있을 거예요.
그 자료의 기준일은 개설신고를 넣던 무렵입니다. 그 사이 옆 건물에 한 곳이 새로 들어왔고, 대로 건너편 한 곳은 문을 닫았습니다. 남아 있는 곳들도 플레이스 소개글을 갈아 끼웠습니다.
개원하고 나서 그 조사를 다시 하는 원장님은 드뭅니다. 진료가 바쁘고 무엇을 봐야 하는지도 애매하니까요. 한 시간이면 되는 일인데 그렇습니다.
명단은 심평원 자료로 맞춥니다.
네이버 지도를 켜서 세는 게 제일 빠릅니다. 다만 지도에 보이는 목록은 광고와 노출 정책을 타서, 실제 개설된 곳과 어긋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명단 자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하는 자료가 기준입니다.
요양기관명, 요양기관종별, 소재지(시도명·시군구명), 표시과목명, 개설일자를 수록. 국민건강보험법 제43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12조에 따라 요양기관이 신고한 내용을 기준으로 작성.
시군구와 표시과목으로 걸러 내면 우리 동네에 같은 과를 낸 의원이 몇 곳인지 나옵니다. 개설일자가 같이 들어 있어서 최근 2년 안에 생긴 곳이 어디인지도 바로 보입니다.
폐업 현황도 따로 공개됩니다. 개설과 폐업을 나란히 놓으면 이 상권이 늘고 있는지 줄고 있는지가 숫자로 잡힙니다. 체감과 다르게 나오는 동네도 있습니다.

세 곳으로 줄이는 기준
명단에 스무 곳이 나와도 스무 곳을 다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환자가 우리 병원과 같이 놓고 저울질하는 곳만 남깁니다.
기준은 거리보다 검색 결과입니다. 「○○동 ○○과」로 검색했을 때 우리와 같은 화면에 뜨는 곳, 그중에 리뷰가 계속 쌓이고 있는 곳. 세 곳이면 충분합니다.
도보 5분 거리인데 검색에서 한 번도 같이 안 뜬다면 그곳은 사실상 다른 상권에 있습니다. 반대로 두 정거장 떨어진 곳이 매번 위에 뜬다면 그쪽이 우리 경쟁입니다.
항목은 여섯 개면 됩니다.
세 곳을 정했으면 아래 여섯 칸을 채웁니다. 한 곳당 20분, 세 곳이면 한 시간입니다.
| 보는 것 | 어디서 | 무엇을 알 수 있나 |
|---|---|---|
| 표시과목·개설일 | 심평원 개설 현황 | 새로 들어온 곳인지 오래 버틴 곳인지 |
| 진료시간 | 플레이스 | 우리만 비어 있는 시간대가 있는지 |
| 대표 문구 | 플레이스 소개글, 홈페이지 첫 화면 | 그 병원이 내세우는 한 가지 |
| 최근 리뷰 20개 | 플레이스 리뷰 | 환자가 실제로 좋아하고 아쉬워하는 지점 |
| 마지막 글 날짜 | 블로그, 공지사항 | 온라인 운영이 살아 있는지 |
| 비급여 항목 표기 | 홈페이지 고지 페이지 | 가격대와 힘을 싣는 진료 |
리뷰는 별점 평균 말고 본문을 읽으셔야 합니다. 별 다섯 개짜리 리뷰에도 「대기가 길었지만」 같은 문장이 섞여 있습니다. 그 「~지만」 뒤가 그 병원의 약한 자리입니다.
겹치는 자리보다 비는 자리
표를 다 채우면 세 곳이 같은 말을 하고 있는 대목이 눈에 들어옵니다.
셋 다 「친절한 진료」를 앞세우고 있다면 그 문구는 우리 홈페이지에서 빼셔도 됩니다. 아무것도 구분해 주지 못하니까요. 환자 입장에서는 세 화면이 같은 말로 읽힙니다.
대신 아무도 안 적어 둔 칸을 찾습니다. 셋 다 토요일 오후에 문을 닫는다거나, 셋 다 주차 안내가 한 줄도 없다거나 하는 자리요.
비는 자리를 우리가 이미 채우고 있는데 알리지 않고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토요일 5시까지 진료하면서 홈페이지에는 「토요일 진료」라고만 적어 둔 식으로요.

조사 다음에 손대는 곳
결과를 문서로 남기는 데서 끝나면 아깝습니다. 세 군데에 바로 옮깁니다.
플레이스 소개글 앞 두 줄, 홈페이지 첫 화면 문구, 진료시간 안내. 이 셋이 환자가 비교할 때 실제로 보는 화면입니다.
순서는 플레이스가 먼저입니다. 고치는 데 10분이고, 검색 결과에 가장 빨리 반영됩니다. 홈페이지 첫 화면은 문구를 정한 다음에 손대도 늦지 않습니다.
얼마나 자주 다시 볼까?
분기에 한 번이면 됩니다. 병원은 한 달 사이에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다만 근처에 개원 공사가 시작되면 그때는 분기를 기다리지 마세요. 간판이 올라가기 전에 확인할 수 있는 게 이미 있습니다. 심평원 개설 현황에 신고가 잡히고, 채용 공고가 먼저 올라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근처 병원 홈페이지를 자세히 보는 게 문제가 되지는 않나요?
공개된 페이지를 읽는 것 자체는 문제 되지 않습니다. 다만 문구나 사진을 그대로 가져오면 저작권 문제가 생기고, 특정 병원을 지목해 비교하는 광고는 의료법에서 막고 있습니다. 참고는 하되 우리 말로 다시 씁니다.
Q. 조사한 내용을 홍보 문구에 써도 되나요?
우리 병원의 사실만 쓰시면 됩니다. 「토요일 오후 5시까지 진료」처럼 확인 가능한 내용은 괜찮습니다. 「이 지역에서 유일한」 같은 표현은 의료광고 심의에서 걸립니다.
Q. 바로 옆에 같은 과가 새로 개원했습니다. 뭘 먼저 해야 하나요?
광고비를 올리기 전에 그쪽이 무엇을 내세우는지 30분만 보시길 권합니다. 새로 여는 곳은 대개 한 가지를 크게 내겁니다. 그게 우리와 겹치면 문구를 옮겨야 하고 안 겹치면 지금 하던 대로 가시면 됩니다.
한 시간짜리 일입니다.
대행사에 맡기지 않아도 원장님이 직접 하실 수 있는 조사입니다. 오히려 직접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표에 안 들어가는 것들이 눈에 걸리거든요.
다음 분기 초에 한 시간 비워 두시면 됩니다. 그 한 시간이 홈페이지 첫 화면 문구를 바꿔 놓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