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홈페이지 문구를 검수하다 보면, 원장님들이 유독 넣고 싶어 하시는 말이 있습니다. “최고의 진료”, “국내 유일”, “강남 1위” 같은 표현입니다. 자부심을 담은 말인데, 아쉽게도 대부분 의료광고 심의에서 걸립니다.
의료법은 이런 표현을 꽤 촘촘하게 막아 두었습니다. 몰라서 쓴 문구 하나가 시정명령이나 과태료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오늘은 홈페이지와 블로그, 플레이스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표현을 유형별로 나눠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신 쓸 수 있는 말도 함께 알려 드릴게요.
‘최고’, ‘유일’, ‘1위’ — 배타적인 말이 가장 먼저 걸립니다.
심의에서 제일 흔하게 지적되는 게 배타적인 표현입니다. “최고”, “제일”, “유일한”, “국내 1위”, “명의” 같은 말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누가 최고인지, 무슨 기준으로 1위인지 근거를 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료법 제56조 제2항은 근거 없이 배타적으로 우위를 내세우는 표현을 광고에서 금지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 ‘최저가’, ‘완벽 해결’처럼 객관적 사실과 다르거나 증명하기 어려운 배타적 표현을 사용하는 광고는 의료법 제56조 제2항 제3호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의료법 제56조 (law.go.kr)
다른 병원과 비교하는 순간, 규정을 건드리게 됩니다.
“○○보다 덜 아픈”, “타 병원 대비 저렴한” 같은 문구도 막혀 있습니다. 비교광고와 비방광고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병원의 장점을 말하려던 것뿐인데, 표현 방식 때문에 다른 병원까지 광고 안으로 끌어들이는 셈이 됩니다. 가격을 앞세운 “최저가”, “반값” 같은 말도 같은 이유로 조심하셔야 합니다.
‘완치’와 ‘부작용 없음’은 결과를 약속하는 말입니다.
“완치”, “100% 성공”, “부작용 없는”, “재발 없는” 같은 표현은 치료 결과를 약속하는 말로 읽힙니다.
사람 몸은 개인차가 큽니다. 어떤 시술도 모두에게 똑같은 결과를 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결과를 단정하는 문구는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광고로 분류됩니다. “안전한”, “간단한” 같은 말도 무심코 쓰기 쉬운데, 정도가 지나치면 같은 선에서 문제가 됩니다.
후기와 이벤트 문구도 광고로 봅니다.
환자 치료 후기를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그대로 싣는 것도 심의 대상입니다. 치료 효과를 오인하게 만들 수 있어서입니다. 이 부분은 환자 후기를 광고에 쓸 때의 경계를 다룬 글에서 더 자세히 말씀드렸습니다.
“리뷰 남기면 사은품” 같은 이벤트 문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원에서 리뷰 이벤트가 왜 걸리는지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매체에 따라 광고 전에 사전심의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사전심의 기준을 정리한 글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그럼 뭐라고 바꿔 쓰면 될까요?
아무 말도 못 하는 건 아닙니다. 방향만 바꾸면 됩니다. 핵심은 ‘주장’을 ‘사실’로 바꾸는 데 있습니다. 증명할 수 있는 자격과 숫자, 진료 방식은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증명할 수 없는 형용사가 문제입니다.
- “국내 최고 임플란트” → “관련 학회 정회원 원장이 진료합니다” (자격·경력은 사실이라 표기 가능)
- “유일한 비절개 시술” → “비절개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 “100% 완치” → 결과를 단정하는 대신, 진료 과정과 사후 관리 방법을 설명
- “타 병원보다 저렴” → 우리 병원의 가격과 구성만 정확히 안내
같은 내용을 전달하면서도 규정 안에 머무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형용사를 덜고, 확인 가능한 사실을 남기면 됩니다.
원장님들이 자주 묻는 것들.
Q. 블로그 글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나요?
네. 병원이 운영하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플레이스 소개글도 의료광고로 봅니다. 홈페이지만 조심하면 되는 게 아닙니다.
Q. 이미 홈페이지에 이런 표현이 있으면 어떻게 하나요?
발견하는 대로 수정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민원이나 시정 요청이 들어오기 전에 스스로 고치면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Q. ‘전문’이라는 말은 써도 되나요?
조심하셔야 합니다. 해당 진료과의 전문의 자격을 갖춘 경우가 아니라면, ‘전문’이라는 표현은 오해를 부를 수 있습니다. 보유한 자격 그대로만 적으시길 권합니다.
기준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문구 하나하나가 다 규정 대상이라 부담스럽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판단 기준은 한 줄로 줄어듭니다. 증명할 수 있으면 쓰고, 증명할 수 없으면 뺀다. 이 원칙만 가지고 우리 병원 홈페이지를 다시 훑어보셔도 걸리는 문구가 여럿 보일 겁니다.
어디까지가 괜찮은지 판단이 서지 않으실 때는, 저희가 홈페이지와 콘텐츠를 함께 점검해 드릴 수 있습니다. 표현 하나 때문에 애써 만든 페이지를 다시 손보는 일이 없도록, 처음부터 안전하게 잡는 편이 결국 빠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