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늘렸더니 전화는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예약장은 그만큼 차지 않습니다. 이런 병원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광고 바깥, 데스크 앞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는 진료실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병원의 인상을 절반쯤 정합니다. 그 인상을 만드는 사람은 원장님이 아니라, 처음 환자를 맞이하는 직원입니다.

신환은 진료 실력을 데스크에서 먼저 가늠합니다.

환자는 원장님의 실력을 직접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눈앞의 단서로 짐작합니다. 전화 목소리, 대기실 분위기, 접수 직원의 표정. 이런 것들이 “여기 괜찮은 병원이구나”라는 첫 판단을 만듭니다.

진료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환자 머릿속 평가는 이미 절반쯤 끝나 있습니다.

신환이 조용히 돌아서는 세 장면.

전화를 걸었는데 “잠시만요” 하고 한참을 기다리게 할 때. 이미 마음을 반쯤 정하고 건 전화 한 통이 그렇게 식어 버립니다.

접수하면서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어요?”를 대기실에서 큰 소리로 물을 때. 옆에 앉은 다른 환자에게 다 들립니다.

비용을 물었는데 “그건 진료받아 보셔야 알아요”로 대화가 끝날 때. 환자는 답을 못 들은 채 다른 병원을 검색합니다.

세 장면 모두 직원의 잘못이 아닙니다. 어떻게 응대할지 정해 두지 않았을 뿐입니다.

응대 기준이 없으면, 매번 다른 병원이 됩니다.

같은 질문에 오늘은 이렇게, 내일은 저렇게 답하면 환자가 겪는 경험이 들쭉날쭉해집니다. 어떤 환자는 친절한 병원을 만나고, 어떤 환자는 무뚝뚝한 병원을 만납니다. 같은 병원인데 말입니다.

자주 나오는 질문 열 개만 뽑아 답을 정해 두면, 누가 전화를 받아도 비슷한 수준의 응대가 나옵니다. 대본이라고 로봇처럼 읽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방향만 맞춰 두는 겁니다.

오늘 바로 점검해 볼 다섯 가지.

  • 전화 첫마디에 병원 이름과 받는 직원 이름이 들어가나요?
  • 신환에게 처음 건네는 질문이 정해져 있나요?
  • 비용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안내할 답이 준비돼 있나요?
  • 대기 시간이 길어질 때 먼저 다가가 안내하나요?
  • 진료가 끝난 뒤 다음 방문을 자연스럽게 안내하나요?

다섯 개 중 몇 개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하실 수 있는지 헤아려 보시면 됩니다.

데스크가 탄탄하면, 광고비가 덜 새어 나갑니다.

힘들게 부른 신환이 데스크에서 빠져나가면, 그만큼의 광고비는 버려지는 셈입니다. 반대로 응대가 안정돼 있으면 같은 광고비로도 더 많은 문의가 예약으로 이어집니다.

다시 찾는 환자 역시 진료실 밖에서 마음을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광고와 진료 사이의 이 짧은 접점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좌우합니다.

자주 나오는 질문 세 가지.

직원이 자주 바뀌는데 교육이 의미가 있을까요?
자주 바뀔수록 오히려 기준이 필요합니다. 사람은 바뀌어도 응대 기준이 문서로 남아 있으면, 새 직원도 며칠 안에 같은 수준으로 환자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상담실장을 따로 두어야 할까요?
규모에 따라 다릅니다. 신환 상담량이 많고 비급여 안내가 잦다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실장을 두기 전에 데스크 기본 응대부터 정리하는 편이 순서에 맞습니다.

응대 교육을 외부에 맡겨야 하나요?
처음엔 원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과 답을 문서 한 장으로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다음 부족한 부분을 외부 교육으로 보완하시면 됩니다.

급하지 않아 보여서, 늘 미뤄지는 일.

데스크 응대는 돈이 크게 드는 일이 아닙니다. 정해 두고, 맞춰 두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자꾸 뒤로 밀리는 이유는 당장 급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광고비를 한 번 더 늘리기 전에, 데스크부터 한번 들여다보시길 권합니다. 이미 문 앞까지 온 환자를 놓치지 않는 일이, 새 환자를 부르는 일보다 남는 장사일 때가 많습니다.